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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어교육

사설 시조와 여류 시조의 특징 성격 미의식 작자층

by India 2024. 10.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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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현대 시조의 특징

 

① 제목을 반드시 붙인다 : 고시조에서는 연시조의 경우 불과 몇몇 작품에만 제목이 붙어 있을 뿐이다. 현대시조는 내용을 축약(縮約)․암시할 수 있는 제목을 반드시 붙이는 것이 상례이다.

 

② 시형(詩形)의 배열이 비교적 자유롭다 : 고시조는 장별(章別)조차 구분이 없이 내리닫이로 잇대어 기술했으나, 현대시조는 그 배열이 연시조의 경우 수별(首別)의 별도처리는 물론 초․중․종장을 구별해 씀으로써 시각적 효과를 통한 배열도 고려한다.

 

③ 연시조를 쓰는 경향이 많다 : 고시조는 대부분이 단수(單首)로 되어 있으나, 현대시조는 오늘날의 복잡다단한 문명상(像)이나 깊은 사상을 다스리기에는 단수 45자 정도로는 감당하기 어려워 연시조를 쓰는 경향으로 기울고 있다.

 

④ 허사(虛辭)인 󰡐어즈버󰡑 ‘아마도’ 󰡐아희야󰡑 󰡐하노라󰡑 등은 배제한다.

 

⑤ 율격(律格)을 음수율에만 의존하지 않고 낱말이 지니는 의미나 호흡에서도 율(律)을 잡는다.

 

⑥ 감각적 표현도 애용한다.

 

⑦ 음풍 농월조(吟風弄月調)의 외면세계를 다루거나 표피적 감정처리를 하는 데 그치지 않고 내면세계로 파고들어 인성(人性)의 심층묘사나 사상성을 다루기 위해 메타포(metaphor)를 즐겨 쓴다.

 

⑧ 파격의 빈도가 많다.

 

8. 여류(女流) 시조의 특성

조선조 시대는 전반적으로 여성의 지위가 낮았으므로, 여류 문학도 그다지 발달되지 못하였다. 그러나, 기녀 (妓女)들의 시조 작품 가운데는 빼어난 것들이 있다. 그들의 노래는 유생들의 시조에 비하여 인간성이 짙다. 비록 천대를 받은 기녀들이지만 그들의 교양과 재질은 유관(儒冠)들에 비하여 조금도 손색이 없다. 선비들의 시조가 흔히 관념적 사고의 표출임에 대하여, 그들의 시조는 숨김 없는 구체적 서정인 점에서 우리의 홍미를 끌게 한다. 그것은 대개 임에 대한 그리움인데, 수절(守節)로 인해 생기는 그리움이기 때문에 더욱 간절하다. 또한, 자유 분방한 성정(性情)의 세계 속에서 참다운 인간의 모습을 찾아볼 수 있다. 수에 있어서는 아주 적지만, 개방된 인간성과 진솔(眞率)한 생활 감정을 노래하고 있어, 모두 구슬과 같이 아름다운 작품으로서 부드럽고 매끈한 운치가 넘쳐 흐른다.

 

9. '사설 시조(辭說時調)'에 대하여

사설 시조는 17세기에 이르러 나타났으리라고 생각되며, 18세기에 이르러 크게 성행했다. 사설 시조를 이룩한 주동적인 인물은 평민 가객(平民歌客)들이었다. 이 시기에 대두(擡頭)하던 평민 문학의 일환으로서, 산문 정신과 서민 의식을 배경으로 한 사설 시조는 시조에 큰 변화를 초래했다. 사설 시조는 시조가 지닌 3장체의 형태적 특성을 살리면서 낡은 허울을 깨뜨리고, 새 생명을 지니고 등장했다. 이와 같이 지난날의 영탄이나 서경의 경지를 완전히 탈피하여, 폭로적인 묘사와 상징적인 암유(暗喩)로써 그 표현 기교를 바꾸어서 애정․거래(去來)․수탈․패륜(悖倫)․육감 등 다채로운 주제를 다루면서 지난 시대의 충의에 집착된 주제를 뒤덮었다.

 

형식면에서는 ① 사설조로 길어지고, ② 가사투(歌辭套) 민요풍(民謠風)이 혼입(混入)하며 ③ 대화(對話)가 많이 쓰이고, ④ 새로운 종장 문구를 개척하였다. 내용면에서는 ① 구체적, 서민적인 소재와 비유가 도입되고, ② 강렬한 애정과 육욕(肉慾)이 표현되며, ③ 어휘(語彙), 재담(才談), 욕설이 삽입되고, ④ 거리낌 없는 자기 폭로, 사회 비판 등이 이루어졌다. 그러나 낡은 형태를 파괴하는 구실은 충분히 하였으나, 새로운 문학적 가치를 창조하는 데는 미흡함이 있었다 할 수 있다.

 

● '사설 시조'의 미의식

사설 시조는 우아한 기품과 균형을 강조하는 평시조와 달리 거칠면서도 활기찬 삶의 역동성을 담고 있다. 사설 시조를 지배하는 원리는 웃음의 미학이라 할 수 있다. 현실의 모순에 대한 날카로운 관찰, 중세적 고정 관념을 거리낌없이 추락시키는 풍자, 고달픈 생활에 대한 해학 등이 그 주요 내용을 이룬다. 아울러, 남녀 간의 애정과 기다림이 많은 비중을 차지하며, 대개는 직설적인 언어를 통해 강렬하게 표현된다는 점도 주목할 만한 특징이다. 종래의 관습화 된 미의식을 넘어서서 인간의 세속적 모습과 갈등을 시의 세계 안에 끌어들임으로써 사설 시조는 문학의 관심 영역을 넓히는 데에도 크게 기여한 것으로 평가된다. 이런 미의식은 조선 후기의 변모된 세계관과 현실 인식을 바탕으로 이뤄진 것으로, 이후 우리 근대 문학의 바탕을 이루기도 한다.

 

● 사설시조의 작자층

사설시조는 그 형식이나 주제는 물론이고, 작자층에서도 평시조와 구별된다. 평시조의 작자층이 양반 사대부 중심이었던 데 비해, 사설시조는 가객들을 비롯한 중간층 부류의 작자들이 지은 작품이 많으며, 그 내용이나 어법상 서민층에 속하는 사람들에 의해 지어지고 향유된 것으로 보이는 작품도 여러 편 전해지고 있다. 그러므로 사대부들이 주로 즐긴 평시조의 세계에 비하여 시정(市井)의 현실적 삶을 주로 표현했다. 또 골계미와 해학미를 통하여 현실의 모순을 날카롭게 풍자하고 있으며, 시정(市井) 생활의 건강함과 발랄함이 잘 나타나 있다. 그런가 하면, 일부 양반 사대부들 또한 사설시조 창작에 나서서, 현전하는 사설시조 가운데는 작자가 사대부로 명시된 작품도 상당수 포함되어 있다. 그 밖에 시적 화자가 여성으로 설정된 작품이 꽤 많다는 것도 주목되는 점이다. 그러나 사설시조를 지을 정도의 수준을 보일 수 있는 작자층은 적어도 글을 아는 식자층, 즉 주로 중인 계층에 속하는 사람들이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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