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으로 나는 국문법을 싫어했다. 영문법은 좋아했는데 국문법은 싫어한 이유를 지금도 잘 모르겠다. 그냥 뭔가 영문법에 비해 고리타분해 보였달까? 그리고 책만 읽고 글만 써도 문법은 알아서 익혀지는데, 왜 따로 공부해야 하는지 그 필요성을 잘 느끼지 못했다.
그래도 어찌어찌 내신 수능 점수를 받았고, 그래도 어찌어찌 논술로 대학을 갔다. 그때까진 문법을 따로 공부하지 않아도 문제가 없었다. 그러나 국어 과외와 강의를 하는 일은 달랐다. 그렇게 평생, 대학에서조차 졸졸 피해 다니던 국문법을 서른 살, 강사가 되어서야 시작했다.
기본적인 국어 능력이 있으니 문법 공부가 크게 어려울 거라곤 생각하지 않는다. 하지만 국문법은 여전히 재미없다(....) 어려서 아빠가 재미없는 것도 하고 살아야 어른이라고 했는데, 그 말을 서른살 되어 체감한다 (T_T) 공부도 때가 있다고 했는데, 그 역시도 이 나이 되어서야 실감한다.
국문법의 기초: 9품사
영문법에도 품사가 있다. 국문법 역시 마찬가지다. 품사란 성질이 비슷한 낱말끼리 모아 분류해 놓은 것을 말한다. 낱말도 비슷한 것끼리 모아 놓으면 더 쉽게 이해할 수 있어서 만든 거라고 하는데, 매번 맥락이나 단어 자체의 총체적인 분위기로 추론하는 나로서는 딱히 품사를 안다고 해서 낱말을 더 쉽게 이해할 수 있는지는 모르겠다. (국어강사가 할 말은 아니지만^^/)
아무쪼록 국어를 만드신 분들이 만들었다니 강사로써 알아야 하긴 하는데, 국문법에서 9품사는 명사, 대명사, 수사, 형용사, 동사, 관형사, 부사, 조사, 감탄사로 나뉜다.
일단 품사는 형태에 따라 두 가지로 나뉘는데, 형태가 변하는 단어를 가변어, 형태가 변하지 않는 단어를 불변어라고 한다. 형용사, 동사와 같이 형태가 변하는 용언의 경우 가변어에 해당하며 나머지는 모두 불변어에 속한다.
형태 다음으론 기능으로 나뉜다. 문장에서 어떤 기능을 하느냐에 따라 체언, 용언, 수식언, 관계 언, 독립언 총 5가지로 나뉘게 된다. 체언은 문장에서 몸통 역할을 하는 단어로, 빠지면 문장이 성립되지 않는다는 특징을 가진다. 용언은 형용사, 동사와 같이 사람과 사물의 동작이나 상태를 나타내는 기능을 한다. 수식언은 문장에서 문장과 낱말을 꾸며주는 기능을 하며, 관계언은 문장과 문장을, 단어와 단어를 자연스럽게 이어주는 역할을 한다. 독립언은 문장에서 독립적으로 쓰이는 단어를 말한다.
체언(명사, 대명사, 수사)
체언은 다시 명사, 대명사, 수사로 나뉜다. 명사는 고유 명사랑 보통 명사로 나뉘는데, 고유 명사는 '사람 이름', '맥도날드', '이화초등학교' 같이 특정한 대상을 구체적으로 가리키는 명사를 의미하며, 보통 명사는 '사람', '동물', '학교'와 같이 다소 추상적인 명사를 의미한다.
대명사는 명사를 대신하여 쓰이는 말로, '그녀', '그', '그들'과 같이 사람을 대신 지칭하는 인칭 대명사와, '여기', '저기'와 같이 가깝고 먼 거리를 나타내는 지시 대명사로 나뉘어진다.
수사는 대상의 순서와 양을 나타내는 명사로, '하나', '둘', '셋'과 같이 양을 나타내는 양수사와, '첫째', '둘째', '셋째'와 같이 순서를 나타내는 서수사로 나뉘어진다.
용언(형용사, 동사)
용언은 형용사, 동사로 나뉘며 동사는 '뛰다', '멈추다', '달리다'와 같이 사람과 사물의 움직임, 동작을 나타내는 단어다. 형용사는 '이쁘다', '귀엽다'와 같이 사람, 사물의 성질과 상태를 나타내는 단어다. 둘은 헷갈릴 수도 있는데 형용사는 청유형, 명령형, 현재형, 진행형으로 바꿀 수 없다는 점에서 동사와 성격이 다르다. (ex. '예뻐라'(명령), '예쁘자'(청유)와 같은 표현은 어색하다.)
수식언(관형사, 부사)
수식언에는 관형사와 부사가 해당된다. 부사는 주로 용언을 꾸미며 그 외에도 다양한 문장성분 꾸며주는 반면, 관형사는 체언만 꾸밀 수 있다.
(ex. 그녀는 정말 예쁘다-> 부사 '정말'이 예쁘다는 형용사를 꾸며주는 예.
그 집은 낡았다-> 관형사 '그'가 '집'이라는 명사를 꾸며주는 예. 참고로 관형사는 조사와 결합할 수 없다.)
관계언(조사)
관계언에는 조사가 해당되며, 단어에 문법적인 뜻을 더해주는 역할을 한다.
(ex. 그녀도 머리가 아파왔다-> '도'라는 조사를 통해 한 사람뿐만 아니라, 그녀도 머리가 아팠다는 문법적인 뜻이 더해짐.)
독립언(감탄사)
독립언에는 감탄사가 해당되며, 다른 단어들과 결합하지 않고 홀로 쓰일 수 있고 생략해도 문장의 뜻이 성립된다는 특징을 가진다.
(ex. 아! 그건 정말 아니야-> '아!'라는 감탄사를 없애도 문장이 성립)
이상으로 간략하게 국문법의 9품사에 대해 알아봤다. 더 자세한 건 다음 시리즈에 계속 작성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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