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소위 말해 경제 잘알못입니다. 상문과 출신이긴 하지만 경제/경영쪽으론 전혀 빠삭하지 못하죠. 주전도 복전도 인문학이니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이 어찌나 공상적이고 비현실적인지:( 그렇지만 단 한번도 비싼 등록금을 내고 인문과학대학에 다닌 걸 후회하진 않습니다. 인문학이 돈을 벌어다 주지는 못하지만 확실히 인생을 좀 더 풍요롭게 만들어주고, 힘들고 어려운 상황에서도 삶을 즐길 수 있는 여유를 주거든요. 이 여유가 지나치면 게으른 베짱이가 되는 것이겠지만요.
잠시 말이 셌지만 어쨌든 전... 상경쪽으론 문외한입니다. 그러다 코로나가 터졌고, 어쩌다 주식에 손을 댔으며, 주식에 제 돈이 들어가기 시작하니 살려고... 경제 공부를 하게 되더라고요. 아무리 게으른 베짱이라도 자본주의 사회에서 주식을 하는 이상 가만히 손놓고 있을 순 없겠다 싶었죠. 주식 종목 공부가 재무재표 공부가 되고, 재무재표를 공부하다 보니 자연스레 거시 경제나 타 제테크 공부도 하게 되더라고요. 그러다 최근 달러 환율이 급속도로 상승하는 걸 보면서, 이것이 의미하는 바가 무엇일까 의문이 들었고 이 글을 쓰게 되었네요.
그렇습니다. 최근 10년간 환율은 치솟고 치솟아서 1,439원까지 치솟아 버렸네요. 달러값이 아주 비싸게 됐어요. 그런데 경제잘알못인 저는 도대체 그래서 어떻다는 거지?? 이런 고라파덕 같은 표정을 지으며 높이 치솟은 환율에 아무런 감흥도 느끼지 못했어요.
근데 언제까지 이런 고라파덕 같은 표정을 지으며 경제잘알못으로 살 순 없으니... 기초 상식 겸(??) 공부를 좀 해보고자 인터넷을 뒤지기 시작했습니다. 요즘 같은 4차 산업 ICT 시대에는 모르는 게 있으면 이렇게 순식간에 검색해서 정보를 알아낼 수 있으니! 이 얼마나 공부하기 편하고 정보를 습득하기 쉬운 세상임니까ㅎㅎㅎㅎ
너무 당연한 말이지만, 환율이 상승했다는 건 달러의 가치가 커졌다는 말입니다. 즉 원화 대비(!) 달러의 가치가 상승했다는 말이에요. 쉽게 말해 환율이 하락할수록 원화가 귀해지고, 환율이 상승할수록 달러가 귀해지는 것이죠~
그렇다면 왜 환율이 상승한 걸까요? 최근 경기가 심상치 않다는 것은 대부분 동의하실 겁니다. 특히 코로나 이후 경제 유동성을 위해 달러가 잔뜩 풀렸고, 이렇듯 유동성이 풍부해진 시장은 인플레이션을 맞이합니다. 주식, 부동산 등 각종 자산의 가치가 가파르게 올라갔죠. 화폐 가치는 떨어지고, 물가는 상승했는데요. 미 연준은 이러한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낮췄던 금리를 점차 올리기 시작합니다. 금리를 올린다는 것은 곧 시장에 풀린 달러를 다시 회수하겠다는 의미죠. 이자를 통해서요. 달러가 다시 회수가 되니, 시장에서 달러는 귀해지고 자연스럽게 환율이 올라가게 되는 것입니다.
환율이 올라가면 국내 자산 시장은 어떻게 될까요? 일단 이론적으로는 달러가 강세이므로 외국인들 입장에선 국내에 자본을 들이기 유리합니다. 주식만 하더라도 원화가 약세니 훨씬 저렴한 가격에 매수할 수 있죠. 또 국내 사업자들 입장에선 똑같은 물건을 팔더라도 수출 시 훨씬 높은 가격으로 팔 수 있기 때문에 유리하다고 볼 수 있는데요.
이론적으론 그렇긴 하지만... 언제나 이론은 이론일 뿐이죠. 제가 인문학을 많이 공부했다고 인간과 삶에 통달한 것이 아니듯(씁쓸ㅎㅎㅎ) 경제 역시 마찬가지가 아닐까 싶네요. 경제는 공부하면 할수록 복합적인 시선이 중요한 분야인 거 같습니다. 이론은 어느정도 알고 있되, 당시의 상황과 여러가지 변수도 고려해서 투자에 임해야 하는 것이죠.
지금의 상황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이론적으론 달러가 강세이니 외국인들의 국내 주식을 매수하고, 국내 수출업자들이 호황을 이뤄야 하는 것이 맞지만 막상 현실을 보면 반대입니다. 근 1년간 국내 주식 시장은 하락세를 보이고 있으며 국내 수출 현황 마저도 상황이 좋지 않습니다. 이론은 정말 이론일뿐
오히려 10년만에 정점을 찍은 환율은 경제침체기의 신호탄처럼 보이는데요... 물론 앞으로도 상황은 변할 수 있지만 지금 높은 환율, 달러 강세가 의미하는 건 이론과는 한참 멀어보입니다. 즉, 국내 경제의 호황은 아니라는 말이죠.
학부시절 철학을 열심히 팠는데 경제를 공부하면 공부할수록 철학과 비슷한 면모가 있습니다. 바로 정답이 없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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