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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연애 빠진 로맨스 후기 영화 리뷰 (손석구, 전종서 출연)

by India 2023. 8.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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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거리

 

직장이나 학교와 같이 소속이 겹치는 곳에서 '자연스럽게' 만나 감정이 싹트고 연인으로 발전하는 것을 우리는 '자만추'(자연스러운 만남 추구)라고 한다. 이와 반대로, 소개팅, 미팅과 같이 인위적으로 만남을 위한 만남을 가지는 경우도 있다. 그리고 누구나 스마트폰 한 대씩은 필수로 가지고 다니는 지금, '어플'을 통해 인위적으로 목적을 가지고 사람을 만나는 게 점점 일상적인 문화로 바뀌어 가고 있는 지금이다. 예전에 '자만추'가 흔했다면, 요즘은 단연 어플을 통한 인위적인 만남 추구도 흔해지기 시작했다. 

 

동네친구, 소모임 등 각종 만남 어플이 발전한 지금, '연애 빠진 로맨스'는 어플을 통해 만난 두 남녀의 사랑 이야기다. 자영(전종서분)은 전 남자 친구와의 충격적인 이별 후 외로움을 이기지 못하고 <오작교>라는 데이팅 어플을 이용해 데이트 상대를 구하기 시작한다. 한편, 우리(손석구분)는 잡지사의 칼럼니스트로, '섹스'에 대한 칼럼을 쓰기 위해 데이팅 어플을 통해 원나잇 상대를 구한다.

 

각자의 목적을 가지고 만난 둘은 의외로 속궁합도, 대화도 너무나 잘맞는다. 그야말로 '연애'만 빼고 모든 걸 다 한 사이가 된 것이다. 만남을 이어가며 둘은 점점 서로에 대한 감정이 싹트기 시작하고, 우리가 자영과의 만남을 소재로 쓴 칼럼은 점점 높은 조회수를 기록하며 화제가 되어 가는데.. 한편, 자영은 우리가 자신과의 만남을 소재로 글을 쓰고 있다는 걸 알게 되고 본인이 이용당했다는 오해를 하며 충격과 배신감에 휩싸인다.

 

리뷰, 후기

 

오랜만에 영화를 보며 많이 많이 웃었다. 별로 웃을 일이 없어서 그런가 감정이 메마른 나에게 연애 빠진 로맨스는 한 줄기 오아시스와 같았다. 그래, 연애란 이런거지. 그래, 사랑이란 이런 거지를 새삼 다시 느꼈달까. 죽어버린 연애 세포가 다행히 이 영화를 통해 한 동안은 연명할 수 있을 거 같다.

 

영화는 데이팅 어플을 통해 만난 두 남녀가 서로에 대한 진지한 감정이 싹트고, 진정한 사랑으로 이어진다는 로맨스가 가지는 어쩔 수 없는 판타지적 요소를 가지고 있긴 하지만, 한 편으로는 지극히 현실적인 연애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 특히, 남자친구와의 고통스러운 이별 후 사랑의 허탈함을 느끼는 자영이나, 회사 내 짝사랑하는 선배의 어장에서 이용만 당한 후 버려진 우리나, 누군가를 '진심'으로 사랑한 뒤 남게 되는 허탈함, 사랑의 씁쓸함을 영화 초반에 이야기한다는 점에서 그렇다. 그리고 나도 장기 연애 후 너무 고통스러운 이별을 겪고 이 영화를 봐서일까. 초반 두 남녀의 대화가 너무나, 너무나 공감이 갔다.

 

 

연애는 마약과도 같아서 고통과 쾌락을 동반하지만 동시에 쉬이 끊을 수 없는 중독성이 있다. 사랑에 배신 당하고, 그리고 그 사랑을 통해 나의 밑바닥을 확인한 후에도 난 여전히 연애를 하고 싶어 한다. 누군가를 사랑하고, 누군가에게 사랑받길 원한다. 불교에 의하면 스스로를 고통으로 몰아가는 쾌락의 수레바퀴에 빠진 것이다.

 

그러나 연애란, 사랑이란 고통스러우면서도 인간이 인간일 수 있게 하는 마력이 있다. 특히 영화 속에는 연애와 사랑에 대한 띵언이 넘쳤는데, '누군가와 진심으로, 그리고 깊은 대화를 하고 싶다'는 자영의 말이 그랬다. 인간은 누군가 진심으로, 깊게 교감하기 위해 연애와 사랑을 원하기 때문이다. 결국 섹스라는 것도 사랑하는 이성과 나눌 수 있는 수많은 교감의 방법 중 하나인 것이고, 섹스가 아니더라도 깊은 대화를 통해 교감할 수 있다. 몸의 대화도, 입으로 하는 대화도 결국 상대와 깊게 교감하고 싶은, 사랑하면 드는 인간의 당연한 욕구인 것이다.

 

만남, 연애, 사랑의 본질적인 목적은 무엇일까. 장기 연애를 끝내고 그 의미를 찾지 못해 방황하던 나에게 이 영화는 하나의 명쾌한 해답을 주었다. '여자의 신음은 남자를 위해서 내는 소리가 아니라, 여자가 스스로의 소리를 듣고 흥분하는 것'이라는 자영의 대사도 너무나 좋았다. 15세치곤 야한 영화긴 하지만, 내가 나이가 들어서 그런가... 그냥 성에 대한 거부감이 없으면 편하고 재밌게 볼 수 있는 정도인 거 같다. 무튼 오랜만에 너무 재밌는 영화를 봤네! 영화를 보니 다시 연애가 하고 싶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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