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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

노보텔 앰배서더 서울 동대문 호캉스 추천 혼캉스 수영장 조식 이용 후기

by India 2023. 9.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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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보텔 앰배서더 서울 동대문 호캉스 혼캉스 수영장 조식 이용 후기 리뷰


후기를 왜 이제야 쓰게 됐는지... 어쨌든 시작해봅니다. 때는 바야흐로 작년 9월말. 딱 1년이 되었구나.
실연을 겪고 방황하던 나는 돈쓰는 재미에 빠져 이 나이가 아니면 해보지 못할 혼캉스+비키니를 계획하기에
이르렀다. 어디 호텔을 갈까 고민하다가, 5성급 중에 그나마 넘볼 수 있을 거 같은(?) 서울 동대문 노보텔 앰배서더를
1박에 무려 217800원이라는 거금을 들여 예약했다.

앰배서더 호텔 엘리베이터 입구(?)다. 처음에 저 영상아트(?)를 보고
서울 5성급은 뭔가 다르긴 다르구나 하면서 놀랐었는데.. 지금 돌아보면 뭥미 싶기도.
아무튼 앰배서더 호텔은 특이하게도 키를 받으려면 엘리베이터를 타고 로비층으로 올라가야 했다.

혼캉스 가는 차림 치곤 너무 중국인 관광객 같은 나....
막상 호텔 예약해놓고 귀찮아서 뭐입을 지 고민하다가
그렇다고 너무 아무거나 주워 입기는 그래서.. 약간 거지+꾸안꾸 컨셉으로 입었는데....
중국인 관광객 같네...ㅎ저 가방도 교보문고인가 어디서 9천원 주고 샀는데....
9천원 값을 했다...

내가 묵었던 곳으로 추정되는(?) 1407호.
친구따라 호캉스는 몇번 가봤지만 이렇게 새삥한? 서울 신축? 5성급은 처음이라 나름 기대반 설레임 반으로 문을 열었다.

침대가 나란히 두 개 있었고, 방은 생각보다 넓었다.
확실히 5성급 호텔답게 엄청 깨끗하고 쾌적했다. 조금 차가운 느낌이 들정도로 도시 호텔스러움 그 자체가
묻어 나오는 공간이었다. 그리고 침대 머리맡에는 저렇게 의문의 붓그림(?)이 걸려 있었는데
동양적이고 심오했지만... 내 스타일은 아니었다. 뭔가 꾸미려고 했지만 그 조화가 어색하게 느껴진 건
나만의 주관적인 느낌이겠지 ㅎ

한켠에는 와인잔, 머그잔 등등이 저렇게 놓여있다. 전반적으로 엄청!! 깨끗하고 넓었다.
사실 지금까지 가본 호텔 중에서는 제일 넓고 쾌적하고 깨끗했던 거 같다.
청담 리베라 호텔의 경우는 이 정도로 깨끗하진 않았지만, 오래된 호텔 특유의 아늑함이 있어
정이 느껴졌는데 앰배서더는 뭐랄까... 정말 도시적이고 차가운 느낌의 호텔이었다.
그래서인지 쬐끔 외로웠삼...ㅠ
그래도 시설이나 방의 넓이, 깨끗함, 세련됨, 고급짐, 깔끔으로는 단연 추천할 만한 호텔이었다.

화장실도 역시나 엄청 깨끗.
변기통이 있는 공간과 샤워실이 있는 공간이 나누어져 있었다. 문을 열고 닫으며 공간을 구분할 수 있었던 게
인상적..

그리고 이곳은 생각지도 못한 뷰 맛집이었다!!!!!!
아무래도 서울 동대문은 서울 안에서도 중심지고,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던 도시라 그런지
바깥 풍경이 동대문 특유의 느낌이 묻어나와 좋았다. 힙지로로 유명한 을지로가 가까운 만큼
특유의 옛 서울 풍경이 의외의 보는 즐거움을 선사해주었다.

그다음에 대망에 수영장!!!!
나는 사람이 별로 없을 때 갔고, 수영장 개시 직전에 가서 이렇게 텅 비어있는 수영장을 찍을 수 있었다.
날씨도 너무 춥지도 덥지도 않은 쾌적한 날씨였고, 마침 해가 저렇게 비추고 있어서
수영장에 들어가서도 크게 춥지는 않았다.
나름 내 젊은 날을 기록하기 위해 비키니를 입고 요로쿵 저러쿵 사진을 찍었다는 후문.....
수영장에서 오래 놀지는 않았다. 엄청난 물놀이를 즐길만큼 큰 수영장도 아니었고,
사람들이 점점 들어오기 시작하자 혼자 사진 찍는 것도 뻘줌해서
어느정도 사진을 건졌다 싶었을 때 후다닥 나왔다.
물은 차갑지 않았고, 오히려 따듯했던 거 같다. 정말 후다다다닥 지나갔던 수영장 타임...

그리고 앰배서더 호텔의 밤이 되었다.
큰 붓으로 동양풍으로 그려진 저 그림은 밤에 조명을 받고서야 그 진가를 드러냈다.
서울 호텔의 밤은 뭐랄까 확실히 고독했다.
내 주변을 둘러싸고 있는 호텔의 환경은 한없이 력셔리 하고, 깔끔하고, 세련되었지만
이상하게 도시의 공허함이 유령처럼 호텔 방을 떠돌고 있었다.
확실히 인간이란 종은 쾌적함과 효율, 세련됨 그 이상의 무언가를 갈구하는 존재는 아닐까,
아니면 나만 그런 종인 걸까 그런 생각에 휩싸이다 괜히 센치해진 기분으로
먹을 거리라도 좀 사자 싶어서 호텔을 나섰다.

서울 동대문의 밤은 정말인지 서울 동대문의 밤 같았다.
곳곳에 세워져 있는 인쇄소, 옛날 음식점들은 교과서에서 읽었던 산업화 당시의 서울을 상상하게 해주었다.
문명, 산업, 기계. 서울의 동대문은 확실히 산업화 당시의 느낌을 머금고 있었다.
유령처럼 떠도는 공허한 기운도 거기서 비롯된 것일까. 옛것은 아름답고, 특별하고, 친숙하지만
동시에 누적된 시간만큼의 아픔을 머금고 있고, 그렇기에 왠지 모르게 나를 찌르는 낯설고 차가운 공기도 내뿜는다.

그 공허함이 나를 와인으로, 치즈로, 맥주로 이끌었는 지...
즐기지도 않는 술을 훌쩍 거렸고 취하지도 않았고 결국엔 가져간 책을 펼쳐 보았다.

뭐처럼의 혼캉스에 책이라니........
나의 선비 본능이란........ 그치만 혼캉스 내내 가장 유익하고 덜 외로웠던 시간이다.

이건 이날 먹은 점심 겸 저녁.
알리오 올리오 스파게티를 시켜 먹었다. 기대하진 않았는데 생각보다 맛있었다.
콜라를 담고 있던 유리컵도 모양이 이뻐서 기억에 남는다.

그리고 다음날 따로 시켜 먹었던 조식.
가격이 사악했던 거 같은데, 정확히 기억나진 않는다. 맛은 그럭저럭 먹을만 하다. 특히 같이 나온 빵 중에
처음 먹어보는 게 있어서 좋았다. 자몽주스, 커피가 함께 왔고 푸짐하고 다양하게 아침을 즐길 수 있어서 좋았다.
전반적으로 무난하고 평탄한 맛.
근데 더 비싼, 5성급 호텔이라고 해서 조식이 유독 더 맛있는 건 아니었다.

돌아보면 돈을 엄청 펑펑 썼던 거 같다.
시켜먹은 알리오 올리오며, 수영장 가겠다고 샀던 비키니며, 사악한 가격에도 망설임 없이 시켰던 조식이며,
저녁에 주전부리로 먹었던 와인, 치즈, 프링글스.......

헤어지고 얼마 안되어서 그런가.
제 정신이 아닌 채로 정말 탐욕스러운 인간처럼 충동적으로 호캉스를 결제하고
앰배서더에서 돈을 펑펑 쓴 나의 모습은 불과 일년 전임에도 불구하고
낯설고 불안정해 보인다.

돌아보면 저때는 진짜 불안정하긴 했다.
지금 1년의 시간이 지난 후 저때와 마찬가지로 호텔에서 글을 쓰고 있는데,
어쨌거나 그때보단 조금 안정적으로 변한 거 같다.
웃긴 건 지금 내 옆엔 저때처럼 치즈맛 프링글스가 있다는 점이지 ㅎㅎㅎㅎ

갑자기 왜 1년 전에 호캉스를 갔던 기억이 소환되어 이 글을 쓰게 되었는지는 모르지만,
저때 서울 동대문에서 혼캉스를 하던 나는 참 공허했던 거 같다.
그래도 처음으로 호텔 엘리베이터에 키를 먼저 찍어야 된다는 사실도 배웠고,
호텔 이용이 서툴러서 목욕가운 입고 알리오 올리오를 받으러 나갔다가
키를 두고와서 알몸에 가운만 입은 채로 호텔 복도에 갇혔던 ㅋㅋ ㅋ 해프닝도 있었다.
다행히 비상콜이 복도에 있어서 직원에게 도움을 요청했고,
신원 확인 후 문제를 해결해주었지만
다 호텔 이용이 서툴러서 생긴 해프닝이다.

이젠 저때처럼 키를 안대놓고 엘리베이터가 안눌러진다고 헤매지도 않고,
객실 키를 잘 챙기게 되었다. 호텔 이용이 좀 더 능숙해진 거지.

그렇다고 딱히 더 멋있는 어른이 된 건지는 모르겠다.
다만 저때보단 돈을 아끼려고 하고, 놀러왔다고 해서 확 풀어지고 돈 팡팡쓰고
막나가자~~! 이런 건 확실히 없어졌다.
놀러와도 지킬 건 지키고 왠만해선 정리도 좀 하면서 다니고 ㅎㅎㅎ
일년 사이에 많은 게 달라진 듯 아닌 듯 그렇다.

일년 뒤에 지금 이 순간을 기억할 때는 뭐가 떠오를까?
적어도 불안정함이나 공허함은 덜 했으면 좋으련만.
무튼 언젠간 꼭 위시리스트 호텔도 가기를. 그날까지 혼캉스 시리즈는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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