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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성인 ADHD가 공감하는 7가지 일상

by India 2025. 3.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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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 ADHD가 공감하는 7가지 일상 증상

"나도 혹시 ADHD인가?" 어느 날, 인터넷에서 우연히 ‘성인 ADHD 증상’ 리스트를 읽고 나서 깜짝 놀란 적 있는가? 농담처럼 적혀 있는 항목들이 하나같이 내 이야기 같아서 웃기고도 이상하게 씁쓸했던 순간. ADHD는 단순히 ‘주의산만’이나 ‘가만히 못 있는 성격’을 의미하지 않는다. 특히 성인 ADHD는, 아이 때와는 또 다른 사회적, 감정적, 시간 관리의 어려움으로 나타난다. 오늘은 많은 성인 ADHD 당사자들이 깊이 공감하는, 일상 속 증상들을 모아봤다.

 

1. 일을 시작하는 데 너무 많은 시간이 걸린다

해야 할 일이 뭔지는 너무 잘 안다. 그게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도 알고 있다. 그런데도 막상 시작은 안 된다. 컴퓨터를 켜고, 책을 펼치고, 마우스를 쥐는 데까지만 몇 시간을 보내기도 한다. "왜 이렇게 미루는 거지?"라는 자책 속에서 결국 시간은 흘러가고, 당장 마감이 코앞에 닥쳐야 비로소 손이 움직인다. 이건 단순한 게으름이 아니다. ADHD의 대표적인 증상인 ‘실행 기능의 어려움’ 때문이다.

 

2. 과몰입과 산만함을 동시에 경험한다

집중이 안 되는 날엔 아무리 노력해도 한 줄을 못 읽는다. 그런데 이상하게 어떤 날은, 게임이나 특정 관심사에 몇 시간이고 빠져서 밥도 잊는다. 이게 ADHD의 아이러니한 부분이다. ‘하이퍼포커스(과집중)’와 ‘주의 산만’이 동시에 존재한다는 것. 중요한 일엔 집중이 안 되고, 오히려 해야 할 일이 아닌 것엔 깊이 빠져버린다. 그래서 주변 사람들은 종종 "원하면 잘하잖아"라며 혼란스러워하지만, 그게 내 마음대로 조절되지 않는 게 문제다.

3. 사소한 물건을 자주 잃어버린다

지갑, 핸드폰, 열쇠. 있던 곳에 뒀는데 사라졌고, 찾으려고 하면 또 다른 물건이 사라져 있다. "내가 방금 손에 들고 있었는데..."라는 말이 입에 붙어 있다. 그리고 웃긴 건, 찾으려던 물건은 못 찾고 잊고 있던 걸 발견하는 경우도 허다하다. ADHD는 주의력 부족뿐 아니라 ‘작업 기억’의 어려움도 동반한다. 현재 머릿속에 담아야 할 정보가 너무 많아지고, 결국 놓치는 것들이 생긴다.

 

4. 시간 감각이 이상하다

"1시간만 하자"는 말이 3시간이 되기도 하고, “아직 시간 많네” 했던 일이 어느새 마감 시간으로 다가와 있다. ADHD는 시간을 ‘선형’으로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현재의 감정이나 자극에 휩쓸려 미래를 예측하는 능력이 떨어진다. 그래서 계획을 세우고 지키는 게 너무 어렵고, 항상 ‘지금 이 순간’에 갇혀 있는 느낌을 받는다.

5. 자기혐오와 죄책감이 반복된다

해야 할 걸 못했을 때, 주변에 피해를 줬을 때, "나 왜 이럴까", "난 왜 항상 똑같을까"라는 생각에 시달린다. 그리고 다음 날엔 또 같은 실수를 반복한다. 성인 ADHD는 단순한 집중력 문제가 아니라, 감정 조절의 어려움도 크다. 무기력, 우울, 자책이 반복되면서 자존감이 쉽게 흔들린다. 특히 사회생활에서 이런 문제가 드러날 때면 "이런 나로 계속 살아도 되는 걸까" 싶은 생각이 들 정도다.

 

6. 사람 만나는 게 좋지만 너무 피곤하다

ADHD를 가진 사람들 중엔 말도 잘하고 에너지도 많은 경우가 많다. 그런데도 사람을 만나고 나면 유난히 기가 빨린다. 대화 중에 집중을 유지하려 애쓰고, 내가 지금 너무 말이 많진 않나 신경 쓰며 피드백을 계속 계산해야 하기 때문이다. 결국 집에 돌아오면 멍하니 누워 있고, 다음 날은 또 사람 만나는 걸 피하게 된다. 이건 **‘사회적 피로’**라고 불리는 ADHD의 부가적인 면이다.

7. 작은 소음에도 예민하고, 동시에 충동적이다

누가 키보드를 두드리는 소리, 시계 초침 소리, 형광등 깜빡이는 불빛. 이런 자극에도 쉽게 신경이 쓰인다. 그러면서도 갑자기 충동적으로 쇼핑하거나, 말실수를 툭 내뱉기도 한다. 자극에 민감하고, 동시에 감정이나 욕구를 즉각적으로 해소하고 싶어지는 충동성. 이 조합은 종종 후회를 만들지만, 당장은 멈추기 어렵다. 그래서 ADHD는 외부 자극에 더 쉽게 영향을 받는다.

 

마무리하며

성인 ADHD는 게으름이나 성격 문제가 아니다. 그저 세상의 방식이 너무 ‘조직적이고 정해진’ 틀로 짜여 있을 때, 그 틀에 맞추는 데 두세 배의 에너지를 써야만 하는 사람들이 겪는 고충일 뿐이다. 누군가는 “그거 다 핑계 아냐?”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ADHD는 진짜 존재하고, 그 안에서 자신을 조율하며 살아가는 사람들도 진짜 존재한다. 혹시 이 글을 읽고 ‘와, 나만 그런 게 아니었구나’ 싶었다면 그것만으로도 이미 중요한 한 걸음을 내디딘 거다. 이해는 때로 치유의 첫 단서가 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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